Express s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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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루션 익스프레스 Evolution Express, 4번째 익스프레스에 대해서..

2020-03-07

에볼루션 익스프레스 (Evolution Express)

익스프레스 시리즈의 4번째 이야기다. 벌써 4번째? 아니다. 아직 겨우 4번째라니..(시리즈 완성하다가 늙어죽을 것만 같다.)

에볼루션 익스프레스는 두번째 책이 될 뻔했다. 당시 에볼루션 집필 중에 너무 어렵다 싶어서, 유전자 이야기로 선회했었다. (유전자도 녹록치는 않았다. 쉬운게 하나 없다.)'에볼루션 익스프레스'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궁금하지 않은가? (아님 말...)

일반적으로 진화론에 대한 내용이라면, 다윈 이전의 생명관, 다윈의 비글호 탐험과 종의 기원 출간, 다윈 이후의 신다윈주의, 집단유전학, 현대종합론, 분자생물학 시대로 넘어오면서 유전자와 생물 진화 연구... 등이 순차적으로 소개되어야 한다. 이러한 흐름으로 진화론의 역사를 정리해놓은 좋은 책들도 많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의 대명사, 그래픽노블로 만들어지는 진화론이 교과서적인 방식으로 전개될 이유는 없다. 보다 스펙타클하고, 감동적이며, 통찰력을 머리 속에 박아주는 전개~~~..쉽지 않다... 그래픽노블이라는 형식이 마술은 아니다. 그래픽노블이 아니더라도 텍스트로 되어있는 진화론 대중서도 충분히 울트라 스펙타클,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 형식이 문제는 아닌거다.

아무튼... 기존의 진화론 서술은 재미가 없다. 너무 학구적이고, 독자들에게 선행 기본 소양을 요구한다.

생명체가 진화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너무나 많은 증거가 진화는 사실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생명체를 설명할 다른 대안은 없다. 자연선택 이론을 설명하는데 많은 칸을 할애하고 싶지는 않다. 자연선택은 매우 단순한 논리이기도 하고, 너무 구시대적이다. 현대의 분자생물학을 자세히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게놈 익스프레스에서 이미 충분히 말했다.) 유전자 진화가 생물의 진화와 연결된다는 '이보디보' 류의 내용이 주가 되기도 싫다.

내용적으로는 두가지 질문에 주목하려고 한다.

첫번째 질문, 지구 생명체의 진화는 일어날 법한 일이었는가?

현대의 진화론은 전통적인 다윈 이론을 떠나서 유전학, 분자생물학, 화학, 원자까지 내려가고, 거시적으로 우주까지 뻗어나간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생명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어떻게 여기까지 이르렀는가..과학자들은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동일한 지식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물의 진화에 대해서 전혀 다른 두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생명은 일어날 법 한 현상이다. 우리 생명체는 여기까지 올만했다. 그리고 다른 시각! 두번 다시 일어나기 힘든 현상이다. 우리는 다른 양상의 진화를 예측하기조차 힘들며, 아마도 우주에서 우리같은 생명체는 유일하다. 

두번째 질문, 생명이 도대체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무척 다양하고 막막하다. 생명이 무엇인지 정의될 수 없다면 어떤 논의도 불분명해진다.

내용적으로는 생명의 진화에 대한 대표적인 생각들을 따라가면서, 이 두 가지 질문(지구의 생명체 진화는 일어날 일이었는가? 생명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고찰하는 것이 주가 된다.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는 자극제가 될 것이다. 이 시리즈의 독자라면 예상하겠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문제가 더 증폭되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구렁텅이로..

익스프레스 시리즈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함께 흘러가는 등장인물이 엮어가는 스토리가 특징이다. 에볼루션 익스프레스는 지금껏 나온 시리즈 중에 가장 서정적인 분위기를 느낄 것이다. 잔잔한 여행이 펼쳐지며, 결국에는 헤피엔딩이고 그 중심에는 찰스 다윈이 있다. 그는 갈라파고스라고 부르는.. 상징적인 그곳으로 향하고 결국 도달한다.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그곳은 무엇이었을까?..